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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2.18 - 03.05 챔버 CHMBR, 서울 성북구  

“공동주택(共同住宅) 주민으로 살아남기” 주민제안

배밭골 곡괭이 - 박희수 이지원

1. 서문

공동주택 생존기 - 우리는 어떻게 거주하는가?


김나영(국민대, 미술이론)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경계를 마주한다. 주차금지 표지판, 개인 사유지를 알리는 경고문, 출입을 제한하는 펜스 등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선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그뿐만 아니라 주택의 잠금장치, 호텔의 방해금지 팻말처럼 개인의 공간을 지키려는 시도 역시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러한 경계들은 확고해 보이지만, 시간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길을 걷고, 건물에 출입하고,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공간을 넘나들기도 하며 일상을 지낸다.

《“공동주택(共同住宅) 주민으로 살아남기!” 주민 제안》은 실제 거주지에서 출발한 박희수, 이지원 두 작가의 탐구를 담고 있다. 이들은 일상의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며, 그 속에서 발견한 경계와 구획의 의미를 재해석한다. 차갑고 단단해 보이는 경계를 넘나들며 그곳에서 발견한 것들을 재료로 삼아 그들의 주변을 우리에게 조금씩 보여준다. 작업의 원료가 된 대상은 원래 속했던 공간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어 관객이 그 맥락을 유추하고 상상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물리적 재료와 공간적 맥락 사이의 관계를 형성한다. 특정 공간에서 발견된 이 자료들은 관객이 자연스럽게 해당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이러한 방법론은 경계와 구획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해체되는지를 탐구하고 공간과 대상의 위치와 상태를 불특정 다수가 주목하도록 한다. 이들의 작업은 재료, 작품, 작가, 관객의 대화의 장을 만들어 내며, 경계가 관계 속에서 어떻게 새롭게 정의되는지를 탐구한다.

박희수는 자신이 거주하는 동네를 다시 살펴보며, 폐품을 수집해 한 데 모으며 새로운 의미를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버려진 사물들이 시간 속에서 변형되는 과정을 포착하고, 이를 회화적 언어로 기록한다. <정체불명의 의자를 타고 자라나는 나팔꽃>과 <냉장고에 심어진 쪽파와 상추>는 소유가 불분명한 영역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 유추와 해석을 바탕으로, 그 경계에 진입하려는 시도로 보이며 무단으로 침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팔꽃은 그 의자가 그곳에 얼마나 오래 자리 잡고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냉장고는 텃밭으로 변하며 기능과 공간의 관계를 재구성해 새로운 경계를 형성한다. 이를 화분이나 아스팔트처럼 경계의 흔적이 담긴 물질을 재료로 삼아 경계를 시각적으로 재현한다. 박희수의 회화는 이러한 관찰을 담아,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새로운 감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지원은 일상 속의 사물들에 주목하며, 타인의 물건을 수집하고 그것들을 사용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추적하고 관찰함으로써 대화를 나누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을 기반으로 개인의 공간에서 사용되는 특징적인 것들을 주목한다. 거주지 주변의 가게들을 주목한 그는 그곳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폐기물과 일상의 흔적을 채집하고 재가공하여, 공간과 경계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실험한다. 가게에서 발생한 커피 찌꺼기를 벽돌로 만들어 경계를 형성함과 동시에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한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하는 <파리바게트 정릉국민대점>을 선보인다. 커피뿐만 아니라 <우리김밥>에서의 달걀껍데기와 <길음꽃방>에서의 꽃잎 등 친숙한 재료를 통해 경계의 문제를 새롭게 사유하고 특정 공간에 대한 기억과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일상적이고 사소한 흔적은 그것이 있던 공간의 시간적, 물리적 경계를 상상하도록 만든다.

두 작가는 각기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공간’과 ‘경계’를 탐구하며, 이에 관한 이야기를 전시 공간에 가져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경계가 지도 위의 선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우리가 경계를 만들고 허무는 방식, 거주하며 관계를 맺는 방식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것이다. 경계는 단순히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관계가 열리는 지점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지키려는 경계는 과연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가? 그리고 그 경계는 누구의 것인가? 우리는 이 공간에서 어떻게 거주하고, 어떻게 버티며, 무엇을 제안할 수 있을까? 이 전시는 관객이 자신의 일상과 공간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공간으로 초대한다.

2. 방법론

3. 작가노트
4. 아카이빙

인터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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